현재 실검 1위는 ‘주예지’다.
기사 보면 알겠지만 인강 스타강사인데 7등급은 용접이나 배우라는 말을 해서 직업비하 논란이 떴단다.
사실 새벽부터 저 떡밥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물론 나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지만 말실수 하나 했다고 바로 실검 뜨는 거 보면 되게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광고를 찍은 건지 활동을 하는 건진 모르겠는데 정부 관련 컨텐츠에 등장하는 걸로 봐서 문재인 지지자일 수도 있겠다.
근데 그런 거 다 떠나서 나는 저 강사의 발언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 일인가 싶다.
일단 지금부터 쓸 글들은 모두 내 주관적인 의견이며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고 있다.
무조건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말은 하지 않지 않겠다.
아마도 내가 맞고 네가 틀렸을 것이다.
일단 주예지가 뭐라고 했는지 풀워딩을 들어보자.
이 발언이 나온 맥락을 살펴봐야하는데 채팅창에서 이과 수리 7등급이 문과 수리보면 1등급 맞는다며 문과를 무시하는 발언이 나왔기에 거기에 대해 팩폭하는 거라고 함.
7등급 나올 정도로 공부를 안 할 거라면 용접 배워서 호주에 가라고 한다.
그러면 돈을 많이 받는단다.
이게 용접공 비하 발언이라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프로게이머들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가 게임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서 자퇴를 많이 한다고 한다.
어떤 학생이 자퇴하고 게임단에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게임에서 계속 똥을 싸니까 참다못한 감독이 한 마디 한다.
“너 게임 그렇게 할 거면 차라리 학교 다시 가서 공부나 해”
이건 공부하는 사람 비하일까?
직접적으로 바꿔서 얘기해보자.
어떤 사람이 일찌감치 공부를 때려치고 용접 기술을 배우러 갔다.
그런데 용접이 되지 않자 용접공이 “너 용접 소질 없으니까 차라리 학교 다시 가서 공부나 해” 라고 말했다.
이건 또 어떻게 생각할까?
“너 공부 못 하면 차라리 용접이나 해”
“너 게임 못 하니까 차라리 공부나 해”
“너 용접 못 하니까 차라리 공부나 해”
셋 다 똑같은 문장 구성이다.
“A를 못 하니까 차라리 B나 해라”
그런데 첫번째 문장은 비하라고들 하지만 두세번째 문장은 대개 비하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은연중에 우리가 직업에 등급을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 용접? 당연히 공부가 더 대단한 거고 용접은 하찮은 거지’ 라는 생각이 있으니까 공부 못 하면 용접 배우라는 말이 비하로 들리는 것이다.
‘공부? 프로게이머? 뭐가 더 대단한 거지? 잘 모르겠는데…’ 하니까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거고 ‘용접 못 하면 차라리 공부나 해라’ 라는 말은 애초에 비하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너 수학 약하니까 의사 꿈꾸지 말고 차라리 판사나 해” 라고 한다면 이건 판사 비하일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머리속에 의사와 판사 모두 대단한 직업으로 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 꿈꾸지 말고 차라리 용접이나 배워 라고 했다면 용접공 비하라고 할 것이다.
비하라고 말하는 사람 머리속에 용접공은 하찮은 직업이기 때문이다.
“너 그러다가 베트남 여자랑 결혼한다”
“너 그러다가 동유럽 여자랑 결혼한다”
둘 다 외국 여성과의 결혼을 말하지만 둘 중에 어느 한 쪽이 비하로 들린다면 그건 듣는 사람에게도 인종차별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 아닐까?
직업에 귀천이 없어, 인종은 모두 평등해 라는 사람이라면 저 말이 절대 비하로 들려선 안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직업에 귀천이 없다면서 용접공을 무시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용접공을 무시하고 있으며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이고 있다.
왜 용접이고 왜 호주로 가라고 하는가?
호주는 저런 몸 쓰는 일에 대해 정말 존중해주고 대우해주기 때문에 생활하기 아주 좋다고 한다.
내가 잠깐 검색해봤는데 용접공의 평균 연봉이 6천만원 이상이더라.
그렇다고 한국에서 용접공 대우가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사회적 인식은 모르겠지만 돈 잘 벌고 잘 먹고 잘 산다고 한다.
물론 위 짤방은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검색해보니 일당 15~20만원 이상 받아가며 ㅅㅌㅊ 인생 살고 있더라.
결국 나는 이 인강 강사야말로 참스승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못 하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공부 대신 다른 기술을 배우는 것도 절대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
공부를 못 하더라도 다른 건 잘 할 수도 있는 거고 일찌감치 포기하고 기술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저게 직업비하로 들린다면 본인의 마음속에 용접공이라는 직업이 하찮게 각인되어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