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등포구 대림동이 아니라 구로구 구로동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두 지역은 붙어 있어서 혼동하기 쉽지만 구로동이 맞다고 한다.
큰 의미는 없는 TMI임.
구로동이지만 다들 대림동이라고 부르니까 나도 대림동이라고 부르겠음.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대림동 같은 구로동에서 남녀 경찰이 취객을 상대하고 있는데 한 취객이 느닺없이 남경의 뺨을 때린다.
그러자 남경은 취객을 제압했는데,
여경은 다른 취객을 제압하지 못 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이슈가 되었다.
네티즌들은 여경의 팔굽혀펴기로 대표되는 체력 문제를 언급하며 “여경은 쓸모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KBS에서 전체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하더니,
경찰이 여경 무용론에 반격을 시작했단다.
여경은 취객을 잘 제압했으며,
미란다의 원칙까지 잘 고지했으니,
오히려 제대로 잘 처리를 했단다.
하지만 실제 전체영상을 보니 여경은 시민들을 향해 “남자분 한 분 나와주세요. 빨리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고요. 빨리!” 라 외치고 있었다.
또한 제압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앉아있던 취객을 위에서 누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네티즌들은 여경을 쉴드치기 위해 KBS가 조작방송을 한다며 분개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내용을 다룬 글들이 대거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는 커뮤니티 관리자들의 독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경찰에서 여경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삭제해달라며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후 여경은 제압 과정 영상을 올린 게시자와 악플러들을 고소한 뒤,
휴가를 떠났다고 한다.
경찰 출신 국회의원인 표창원 말로는 자기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인 강자지만 취객을 제대로 제압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공익은 5일간의 훈련으로 취객을 제압할 수 있다는 걸로 봐서 현재 대한민국의 무력 순위는 공익 > 취객 > 남경 > 일반인 > 여경인 것을 알 수 있다.
술에 취한 공익은 지상 최강의 생명체라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경찰청장은 여경이 아주 잘 대응했다고 칭찬하며 네티즌들에게 여경 비난을 멈춰달라 말한다.
이 분이 어떤 분이시냐면,
젠더감수성이 뛰어난 굉장히 훌륭한 분이시다.
현재까지 이 사건에 대해 일어난 사실들만 짚어봤다.
그렇다면 나는 왜 네티즌들의 여경 무용론이 황당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여경은 취객을 제대로 제압하진 못 한 것 같다.
하지만 악플러들을 고소함으로 새로운 범인들을 대거 만들어냈다.
취객 한 명에 대한 제압은 실패했지만 여러명의 범인을 만들어 잡아낸다면 과보다 공이 더 큰 게 아닐까?
또한 지나가던 남성에게 범인 제압의 기회를 줌으로 경찰과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냈다.
요즘 인터넷 방송들 보면 시청자 참여 컨텐츠를 꽤나 높게 평가하는데 주작 몰카에 참가시키는 것도 아니고 실전에 시민 참여라니 얼마나 훌륭한가?
물론 남경은 남경에 비해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취객을 제압하기 어렵다는 네티즌들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경을 축소시키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경찰청장 말대로 여경을 대폭 확대해야한다.
한 명의 여경으로 취객 한 명을 상대하기 어렵다면 열 명의 여경으로 취객 한 명을 상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 되면 스물, 서른, 쉰, 백… 계속 늘려가다보면 언젠가 취객은 제압된다.
여경이 없으면 SNS는 누가 관리하고,
여경이 없으면 UCC는 누가 찍고,
여경이 없으면 등산객에게 옷은 누가 벗어준단 말인가?
여경은 절대 필요 없는 존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