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제목 보고 황당한 사람들 많을 거다.
분명 여행사들이 우는 소리 하고 일본으로 가는 노선도 축소되고 있는데 불매운동 최고 성수기인 8월에 한국인 일본 관광객이 최대 91%나 늘었다고?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로 보인다.
하지만 놀랍게도 엄밀히 말하면 가짜뉴스가 아니다.
중앙일보의 뉴스 제목 “불매운동 덮친 한·일 하늘길…8월 승객 최대 89% 줄었다”.
엥? 내가 쓴 글이랑 거의 정반대 수준이다.
그럼 둘 중에 하나는 가짜뉴스 아니냐고?
아니다 둘 다 진짜 뉴스다.
하지만 진짜 뉴스라고 명확하게 말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기사 내에 있는 차트를 보면 8월달에 많이 줄어봐야 -21.6%다.
그럼 제목에 있던 최대 89% 줄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89%는 말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기사 내용을 더 읽어보니 이런 부분이 나왔다.
“항공사별로 보면 기타큐슈 노선 운영하는 소영항공사 코리아익스프레스 승객이 -88.6%로 가장 많이 줄었다”.
엥? 코리아익스프레스라는 항공사가 있었다고?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텐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퍼센트로 보니 와닿지가 않아서 실제로 몇 명이 오고갔는지 항공정보시스템으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기사에서 절대 언급되지 않는 실제 승객 숫자.
8월동안 코리아익스프레스에서 기타큐슈행 항공기를 운행한 것은 총 왕복 9회로 손님은 갈 때 47명, 올 때 62명이 전부였다.
이 항공사의 기타큐슈 노선은 양양공항에서 출발하는 것 외에는 없다.
애초에 표본 자체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조금의 변화로도 퍼센트로 보면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만약 어떤 직업이 자살률 8.3%, 타살률 8.3%, 투옥률 34%라면 믿어지나?
세상에 그런 직업도 있나 싶을텐데,
의외로 우리가 다들 알고 있는 직업이었다.
위에도 말했지만 표본이 적으면 이렇게 된다.
그건 그렇다치고 제목에 써있던 “8월 한국인 일본 관광객 최대 91% 늘었다!”는 대체 어디서 나온 말일까?
바로 기사에 적힌 이 부분이다.
무안공항은 한일노선 90.8%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것도 이유를 찾아보니 2018년에는 간사이, 나고야, 기타큐슈, 돗토리, 삿포로 노선이었고 2019년엔 간사이, 나리타, 삿포로, 오이타, 후쿠오카로 바뀌어 노선에 변화가 생겨서 생긴 증가량이다.
코리아익스프레스 같은 초소형 항공사의 극단적 예를 제목에 쓸 수 있으면 무안공항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목에 써도 상관 없지 않나 싶다.
확실히 불매운동 이후 일본에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줄었다.
그런데 정확히 얼마나 줄었는지를 놓고 말해야지 제목에서 저런식으로 최대 89% 줄었다! 라고 하는 건 사실상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
일본에 방문하는 한국인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에 방문하는 외국인 자체는 늘었다고 한다.
한국 방문객이 7.6% 감소했지만 중국 방문객은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결국 한국의 일본 관광 거부로 일본이 받을 피해는 이 정도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