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이 올해 일본 안 간다는 뉴스가 아침부터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공중파 뉴스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해 진짜 반일 불매운동이 엄청나게 성공하고 있고 국민들 모두 일본에 대해 적대심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다.
10명 중 2명은 간다는 거 아니냐? 라고도 할 수 있는데 모름/무응답이 4.8%가 되기 때문에 갈 생각이 있다는 사람은 13.4%다.
자 근데 여론조사 결과와 뉴스보도되는 내용을 곧이 곧대로 듣지 말고 생각을 좀 해보자.
일본여행, 아니 일본여행을 떠나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애초에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가는 해외여행지가 일본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히 얼마나 가고 있었는지 알고 있나?
한국의 일본 방문객을 살펴보니 2016년 609만명, 2017년 714만명, 2018년 754만명이었다.
여행객이 아니라 방문객이다.
방문객에는 여행목적 뿐만 아니라 일, 학업 등의 다른 목적으로 어쩔 수 없이 가는 일도 있다.
2016년 인구가 5124만명이니 11.9%가 일본에 갔고,
2017년 인구가 5144만명이니 13.9%가 일본에 갔고,
2018년 인구가 5163만명이니 14.6%가 일본에 갔다.
다시 말하지만 여행 목적 외로 간 방문객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다시 한 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일본여행에 갈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13.4%가 이래도 낮아보이나?
물론 상승추세에서 떨어졌으니 낮아보일 수도 있다.
여행만 놓고 봐서 낮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다.
포인트는 지금이 8월이라는 것과 올해 일본 여행에 대한 의향이 있냐는 질문이다.
올해 상반기인 1월에서 6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총 386만명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평소 일본여행을 다녀오던 수치의 절반 정도는 이미 일본에 다녀왔다.
올해 5월에 이미 일본 여행에 다녀온 사람에게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화를 건다.
“혹시 올해에 일본 여행 가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5월에 다녀왔는데 뭘 또가지…’ 하는 생각으로 없다고 한 사람들도 많을 거란 말이다.
‘국민 100명 중 99명은 렉서스 구매 계획 없어’ 라는 말을 들으면 어떨까?
“우와 렉서스 망했네 ㅋㅋ”, “불매운동 성공했노”, “아베 OUT” 뭐 이런 반응이겠지.
사실 이런 여론조사는 한 적 없다.
그냥 2018년 국내에서 팔린 전체 자동차 1,777,358만대 중 렉서스가 13,340대인 걸 보고 내가 써본 말이다.
난 누가 나에게 올해 미국여행을 갈 의향이 있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답할 거다.
실제로 아니니까.
한 해에 미국 방문객수가 200만명 정도라고 한다.
근데 미국은 사업차로 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으니 여행객을 100만명 정도로 잡으면 대충 생각해봐도 국민 100명 중 98명은 미국 여행갈 의향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그게 반미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나? 난 모르겠다.
사실 불매운동 이후 일본 방문객수가 줄어들고 있는 건 수치상으로 드러난 팩트다.
실제로 노선 운항도 축소되었고 대마도 주민 인터뷰 같은 걸 봐도 맞는 거 같다.
근데 그거랑 저 여론조사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저 여론조사는 오히려 일본 여행 계획중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걸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사를 진행한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상세내용을 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보인다.
수도권 사람들은 일본여행에 가겠다는 비중이 15%를 차지한다.
그리고 전라도 사람 96.6%가 일본여행에 가지 않겠다고 하며 3.4%만이 일본여행에 갈 의향이 있다고 한다.
민주당 지지자의 96.4%가 일본 여행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24.2%, 바른미래당 지지자의 34.6%가 일본여행 갈 의향이 있다고 한다.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는 건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인데 75.2%가 올해 일본여행을 가겠단다.
이걸 보면 알겠지만 사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진짜 일본여행에 대한 생각을 묻기 보다는 자기 정치 성향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아마 민주당 지지자들 중 일본 여행이 계획중인 사람도 갈 의향이 없다고 대답했겠지.
문재인 대통령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 대부분이 일본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대답했단다.
네 뭐… 그냥 그 정도의 여론조사 결과였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