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방문기입니다.)
늘 말하지만 나는 음식집 추천할 때 가성비라는 말을 싫어한다.
집에서 배달시켜 먹거나 집 근처에서 먹거나 마트에서 사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하거나 이런 식의 음식이라면 당연히 가성비가 중요하다.
하지만 외식에 있어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찾아가야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아, 가격을 가려놓은 이유는 나름 반전이기 때문임.
차 끌고 이동하는 시점에서 이미 가성비라는 의미는 사라진다.
우리집 근처에 만원짜리 대단히 맛있는 짜장면이 있고 30km 떨어진 곳에 3천원 짜리 가성비 좋은 짜장면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왕복 60km를 달려야 하니 연비 10km가 나오는 내 차는 고급유 1700원으로 잡았을 때 1만원 가량이 더 나오게 된다.
즉, 3천원 짜리 가성비 좋은 짜장면을 먹기 위해 1만 3천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동하는 시간을 최저임금으로 따지게 되면 못해도 2~3만원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집 근처 만원짜리 짜장면이 더 가성비가 좋다.
그리고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제대로 된 요리사라면 듣기 싫어하는게 정상이다.
주저리 주저리 말은 많았지만 결국 왔음.
이 집에 찾아온 손님들은 가성비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요리사들은 좋아하지 않는 말이다.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요리사에게 들리는 뉘앙스는 “막 대단하게 맛있지는 않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뭐 괜찮네요” 가 된다.
“음식맛이 대단히 뛰어나지만 가격도 저렴하네요”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다른 말이다.
칭찬이랍시고 면전에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하지 마라.
먼저 나온 건 계란찜.
난 일본식 계란찜이 그렇게도 맛있더라.
무화과와 토마토로 만든 샐러드.
위에 올라가 있는 건 양파다.
샐러드가 그냥 샐러드지… 하고 하기엔 맛있다.
광어회다.
광어 맛이다.
도미다.
굉장히 맛있다.
연어도 상당히 괜찮았다.
미소 시루가 나온다.
당연히 된장국 맛이다.
이제 진짜 초밥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도미초밥이다.
굳이 와사비나 간장을 자기가 직접 찍어먹지 않더라도 요리사가 알아서 다 해주니 그냥 먹으면 된다.
와사비가 부족하거나 간장이 부족하면 접시에 있는 것에서 추가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느니 그냥 요리사에게 다음 초밥부터 와사비를 더 넣어달라, 간장을 더 발라달라 라고 말하는게 나을 것이다.
나는 딱 좋았다.
방어다.
와 진짜 부드럽더라.
연어만큼 부드러웠다.
맛있다.
참치다.
꽤 괜찮다.
이거 존나 감동이었는데 이 가격대에서 우니 오징어가 나올 줄이야.
오징어 밑에 숨겨져 있지만 우니가 들어있었다.
존나 맛있다.
이건 대왕 오징어인데 되게 쫄깃하고 맛있음.
삼치위에 무와 장어구이 소스를 곁들임.
와 진짜 씨X 존나 맛있음.
삼치 원래 잘 안먹는데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아니 여기가 맛있게 잘 처리한거겠지.
여기 토치로 그을린 초밥들은 진짜 다 개맛있음.
연어도 살짝 토치로 그을렸는데 개존맛.
위에는 양파임.
매실액을 곁들인 광어.
심심한 광어 맛이 잘 살아남.
내가 먹고 있는 코스가 이 집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이다보니 재료의 한계는 있음.
생새우 초밥을 좋아하지만 뭐 이것도 새우 안쪽 살을 살짝 그을렸는데 존맛이다.
새우튀김은 새우튀김맛임.
골뱅인데 뭐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
비싼 코스로 주문했으면 전복 나오려나?
구운 청어인데 아 이것도 진짜 개맛있음.
엔가와도 개존맛.
후토마키는 한 입에 먹어야징.
표고버섯과 숙주를 곁들인 국수가 나오고,
이거도 그냥 구성만 갖춘 그런게 아니라 제대로 만들었더라.
서비스로 후토마키가 하나 더 나왔고,
복숭아 샤벳으로 마무리.
자 이제 놀라운 반전의 시간이다.
이 코스의 가격은 2만 2천원이었음.
와 진짜 근데 가격을 떠나서 최근 먹은 어떤 초밥집보다도 괜찮았다.
런치는 2.2만, 3,5만 이렇게 두가지 코스가 있고 디너는 4.5만, 6만 이렇게 두가지 코스가 있음.
디너를 점심에 먹고 싶으면 전날 예약하면 됨.
여긴 무조건 가봐라.
이상한 회전초밥집이나 무한리필집, 또는 15000원 A코스 이런 스시집 가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