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밑밥부터 좀 깔고 들어가야겠다.
다들 알겠지만 내 페이지 팔로워의 대부분은 남자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잠시 팔로워 성별을 확인해봤는데 여자가 27%나 있다는 점이 놀랄 정도다.
그리고 성별을 떠나서 대부분 안티페미 성향을 가지고 있겠지.
헌데 지금 내가 쓸 글의 내용은 안티페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주된 의견과 몹시 다르다.
그래서 이 글을 씀으로 인해 욕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팔로우를 취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데 그러면 또 어떤가?
어차피 사람이 한평생 먹을 욕은 치사량 이상으로 먹었는데 더 먹고 덜 먹고가 무슨 상관인가.
팔로우를 좀 끊으면 어떤가? 내가 내 의견 쓰려고 페이지 만든 거지 팔로워들 듣고싶은 글 써주는 대필가도 아니고.
이거랑 약간 비슷한 게 한의사 성추행 사건 관련 글이다.
이 때 당시 남초 커뮤니티와 내 팔로워들 대부분이 이 남자의 무고함을 주장했고 나는 그들이 써주길 바라는 글의 정반대의 글, 성추행범이 맞다는 글을 작성했다.
아 갑자기 생각난 건데 전에 유튜브에서 했던 말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한의사들 다 합쳐봤자 나보다 영향력 더 클 거 같아요?” 라고 했던 거.
이 성추행범 한의사 한 명만 해도 나보다 영향력이 훨씬 더 크더라.
각종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 청와대 청원, 인터넷 기사 그냥 이 사람으로 다 도배되더라.
죄송합니다. 그 때는 제가 영향력 쩌는 줄 알았어요.
아무튼 저 사람 성추행범 맞는 거 같다는 글을 올린 이후로 굉장히 비난을 많이 받았다.
여초카페에서 까이더니 페미코인 타기로 했냐, 억울한 남자라도 한의사는 가차없이 공격하는 거냐 등등.
뭐 지금은 저런 말 하는 사람 없을 거다.
결국엔 그 형이라는 사람이 범인인 동생의 몰카 전과를 숨긴 것도 인정했고 사진 찍은 거 별 것도 아니라며 원본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욕만 엄청 먹고 사라졌으니까.
아무튼 나는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내가 쓰고 싶어하는 글을 쓰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잼미.
나는 잼미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
그냥 트위치에서 게임 방송하는 여자인데 굉장히 귀엽다고 각종 커뮤니티에 사진, 움짤 올라오고 최근에 무슨 화보를 찍었는데 그게 또 페이스북에서 엄청 퍼지길래 아 뭐 그냥 예쁘고 귀여운 스트리머구나~ 하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나락즈? 성희롱으로 쟁점이 되자 그 때 또 알아보게 되었다.
뭐 내용은 방송에서 대충 잼미를 거론하면서 영상 보며 딸딸이를 두 번 쳤다 뭐 이런 대화를 했다더라.
이걸로 저 셋은 골로 갔고 특히 공중파까지 나오던 감스트는 좀 더 타격을 받았다, 뭐 이 정도가 아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갑자기 실검에 잼미가 뜨더니 무슨 남성혐오, 성희롱을 했다더라.
페미였나? 하고 봤더니 위 사진과 같은 행동이었는데 이게 그 꼬카인(남자 꼬추에서 나는 냄새 중독성 있어 맡게 된다는 뭐 그런 뉘앙스의 단어)을 말하는 거란다.
근데 이런 행동이 남성혐오이며 남성에 대한 성희롱이란다.
그러면서 자기가 성희롱 피해자라더니 내로남불이라며 까이더라.
근데 상식적으로 특정 여성을 지칭하며 딸쳤다는 거랑 남자들끼리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꼬카인이라는 단어를 형상화한 것이 어떻게 동일선상인지 모르겠다.
저걸 보고 진짜로 불쾌감을 느낀 남성이 있나?
그냥 더러워 보여서 불쾌감을 느낄 수는 있어도 저걸로 성적수치심이 느껴지거나 그러나?
내 젠더감수성이 낮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난 전혀.
그리고 무슨 디폴트, 중립충, 힘조, 이기야 같은 단어를 사용했으니 워마드 유저라는 얘기.
나는 워마드 안 하지만 저 단어들 다 알고 장난으로 쓰기도 한다.
그냥 인터넷 많이 하다보면 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단어를 쓰느냐 그런 거 보다는 잼미가 과연 방송에서 페미니즘 성향을 드러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군대 사실상 캠프 아니냐’, ‘한국은 여성인권이 낮다’ 뭐 이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잼미가 저런 단어를 썼다고 뭐가 문제가 된 건지 모르겟다.
그러더니 이제는 무슨 잼미가 인스타에 돈고라는 단어를 썼다며 이게 워마드에서 ㄸㄲ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며 워마드를 한단다.
아니 나도 쓰는데? 하도 ㄸㄲ라는 단어를 썼다가 페이스북에서 정지 먹어서 돈고, 돈코츠 등으로 치환해서 많이 썼는데 나도 워마드냐?
돈고도 그렇고 중립충도 그렇고 워마드, 여초카페 아닌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검색해보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무슨 잼미가 과거에 트위터에서 무슨 영상을 팔았는데 돈만 받고 먹튀했다는 내용.
이거 아예 인사이트는 기사까지 썼다는데 팩트체크 되지도 않은 걸 무슨 깡으로 썼는지도 모르겠음.
잼미 아이디로 워마드 가입 되어 있다는 얘기도 말같지도 않은 게 잼미 본인이 가입했는지, 논란 일어난 뒤에 엿먹이려는 사람이 그 메일로 가입한 건지 그걸 어떻게 알 것임.
여초카페에서 잼미 쉴드친다고 잼미가 페미라는 논리도 참 우습다.
류준열이 일베몰이 당하고 있을 때 일베가 류준열 쉴드치면 그게 류준열이 일베충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나?
현재 잼미 입장표명 영상을 보면 좋아요보다 싫어요가 10배가 많음.
아 요즘 좌빨들이 우파 유튜버 채널 들어가서 싫어요 테러하고 다니던데 참고로 싫어요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유튜브 오피셜이다.
아무튼 이 영상이 싫어요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잼미가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고 해명만 해서라고 함.
근데 내가 아무리 살펴봐도 뭘 사과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잼미 본인도 잘못한 게 뭔지를 모르니까 사과할 생각이 없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걸 바로잡았을 뿐인 거 같음.
내가 볼 때 별 것도 아닌 걸로 일이 이렇게 커진 건 일단 한국 남자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적개심이다.
일단 페미니스트인 것 같다고 하니까 그 동안 쌓여왔던 걸 폭발시킨 거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워마드가 아니라고?
그래도 의혹 있으니까 한 번 당해봐라.
남자들도 여태까지 의혹만으로 당해봤으니까 여자도 한 번 당해봐야돼 뭐 이런 심리 아닌가 싶다.
또다른 원인은 바로 이 사람들의 팬들이 아닌가 싶다.
성희롱을 했고 잼미는 그냥 피해자일 뿐이지만 이 사람들의 팬 입장에서는 결국 ‘잼미 때문에 방송을 못 보게 됐다’ 가 되는 거고 그렇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가 뭐가 터지니까 화력 모아서 그냥 별 이상한 꼬투리까지 잡아가며 조져놓는 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다.
17년전 싸이월드 다이어리에도 페미니스트가 싫다고 적어놨을 정도로 페미니스트가 싫다.
남들 페미에 관심 안 갖는 2010년대 초반부터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스트를 계속해서 까왔을 정도로 페미가 싫다.
그리고 페미를 싫어하며 욕해온 만큼 페미에 대한 냄새도 잘 맡는다.
근데 잼미한테는 별로 페미 냄새가 안 난다.
잼미 구독자는 계속해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한다.
구독자수 이탈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잼미의 행동이 정말 남들 말대로 워마드를 하도 많이해서 나온 습관일 수도 있고 내 말대로 그냥 별 의미없는 걸 수도 있다.
근데 그게 뭐가 됐건 간에, 잼미에게 잘못이 있건 없건 그런 걸 떠나서 좋으면 구독하고 싫으면 구독을 취소하는 건 아주 당연한 것이며 거기에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여러분, 저는 잘못이 없는데 왜 구독을 취소하나요?” 이 소리는 “여러분, 저는 아주 훌륭한 유튜버인데 왜 구독을 안 하나요?” 만큼 의미가 없는 소리다.
구독은 이 사람이 옳다고 박는 게 아니고 그르다고 취소하는 게 아니라 좋으면 박고 싫으며 취소하는 거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는 악의적인 선동글들 때문에 구독취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보이지만 그걸 또 어쩌겠음.
애초에 글 하나 보고 떨어질 팬심이면 의미 없는 구독자라 봐도 상관 없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잼미가 페미가 아니라면 그냥 확실하게 입장표명 해줬으면 좋겠다.
“여러분 제 얼굴을 보십시오 이게 페미니즘 하게 생긴 얼굴입니까?” 딱 이렇게 하면 페미 의혹 깔끔하게 종결될텐데.
그럼 페미가 맞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내가 페미니스트 앞날에 왜 조언을 해주냐.